투자 공부

[직장인 공인중개사 도전기] 1편. 연구원이 공인중개사를 준비하는 이유

bellen벨렌 2021. 11. 22. 10:00

석사를 졸업하고 기업체 연구원으로 일을 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 

점점 은퇴 후의 삶에 대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너무 이른 걱정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평균 수명은 80, 기대 수명은 120살이 넘어가는 시대가 되어버렸고

그에 비해 대기업의 정년 퇴임 나이는 기대 수명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경제 활동 가능 나이일 때 바짝 벌고, 투자를 통해 돈을 불려서 노후에 편안히 먹고살아야겠다 생각했지만

요새 끝을 모르고 오르는 집값을 보면서, 허황된 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격증에 대한 갈망이 더욱 커진 것 같다. 

주변에 변리사, 회계사, 변호사, 의사 등 전문 자격증을 갖고 (이론 상) 언제든지 다시 일에 복귀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나 역시 대학 시절 변리사와 의사를 진지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두 직업 모두 내 기질에는 정말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과감히 선택지에서 삭제를 했었다. 

그리고 석사 과정을 밟고나서, 대기업 연구원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예전엔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래서 석사 과정을 시작할 연구실을 고를 때도 월급을 가장 많이 준다는 연구실을 선택했었다. 

덕분에 주변 친구들에 비해 더 많은 월급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그들에 비해 더 큰 스트레스와 압박을 견뎌야만 했다. 

대학원도 작은 사회나 마찬가지니까, 첫 사회 생활을 하며 크게 깨달은 것 같다. 

내게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피 땀 눈물 흘려가며 경험으로 얻은 교훈을 갖고 기업을 선택할 때는 비교적 월급이 적더라도 내가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기업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일이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퇴근 이후의 삶이 보장되고, 일 역시 개인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는 분위기여서 지금도 아주 만족하며 다니고 있다. 

하지만, 몸이 편해지면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은 진리 인 듯하다. 

어느 정도 업무에 적응을 하고, 내가 만약 이 커리어를 계속 끌고 나가게 된다면, 나이가 들 수록 더욱 입지가 좁아질 것이고, 그러면 또다시 살길을 찾아야 하는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노후에 (정확히 말하자면 일반적인 기업을 은퇴한 후에)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기 시작했다. 

사실 노후에 하고 싶은 직업은 무지 많지만, 나에게 보험이 하나 필요했다. 

그건 바로 전문 자격증!

주변에 은퇴 하시고, 다시 일을 찾아 다서는 멋있는 중년 어르신들을 보면, 하나같이 자격증을 따서 직업을 구하곤 하신다. 

그들이 취득하는 자격증은 변리사, 의사처럼 깊고 넓은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적으로 좁고 얕지만, 

특정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지식의 수준을 평가하는 정도였다. 

대기업의 임원, 공기업에서 30년 이상을 일하시던 분들도 결국 은퇴 후에 자격증을 따서 일을 하시려는 모습을 보면,

분명 직업은 돈 벌기 위한 수단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인간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자신의 쓰임을 계속해서 시험하고 평가하려는 욕망이 있는 것 같다. 

화려했던 과거와는 비교도 안되는 단순 업무일 지라도 일하는 것 자체에 행복을 느낀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으며 든 생각이다.

나 역시 언젠간 창업도 하고 싶고, 투자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꿈도 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꿈들은 60살 이전에 이루고 싶은 꿈인 게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60살 이후에도 할 수 있는 직업이 필요했고, 그래서 공인중개사 공부를 시작했다. 

60살 이후에 할 건데 너무 심하게 일찍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혹자들의 의견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이 자격증은 내게 든든한 보험과도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안정적인 대기업을 떠나서 훗날 창업을 하게 되거나, 투자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었을 때,

마음속 든든한 자격증이 되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얼마 전에 읽었던 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널스'에서는 보험 없이 그냥 부딪히는 사람보다, 실패할 경우의 대안을 모두 생각해두고 조금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오히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결국 이 자격증은 내 독창성이 나오는 든든한 보험이 될 것이다. 

게다가 부동산 공부도 하게 되니, 앞으로 집 살 때도 도움이 되겠지~!?